시작은 구독료였다
유튜브 쇼츠를 만들고 있다. 영상에서 소개한 제품으로 유입을 유도하려면 링크인바이오 페이지가 필요한데, 기존에 쓰던 서비스는 UI를 내 마음대로 바꾸려면 월 구독이 필요했다.
레이아웃 하나 바꾸려면 결제. 색상 커스텀하려면 결제. 내 도메인 연결하려면 결제.
"이 정도면 그냥 내가 만드는 게 낫지 않나?"
이 생각이 든 시점에서 배포까지 걸린 시간은 하루였다.
준비: 머릿속에 있는 것만 정리
코드를 짜기 전에 한 건 딱 하나다. "무엇을 만들 건지"를 말로 정리하는 것.
- 모바일 최적화 랜딩 페이지
- 제품 카드 (이미지 + 이름 + 가격 + 링크)
- 상품 등록/수정/삭제가 가능한 어드민
- 내 도메인으로 배포
이게 전부다. 와이어프레임도 안 그렸고, 피그마도 안 열었다. Claude Code에 이 맥락을 던지면 알아서 구조를 잡아주니까.
오전: 프로젝트 세팅부터 메인 페이지까지
Claude Code를 열고, 이렇게 시작했다.
"Next.js + Tailwind + Supabase로 모바일 링크인바이오 페이지를 만들자. 제품 카드 리스트가 메인이고, 카드를 누르면 외부 링크로 이동. DB는 Supabase, 배포는 Vercel."
한 번에 완벽하게 나오진 않는다. 하지만 대화 3~4번이면 기본 구조가 잡힌다.
- 프로젝트 초기화 (Next.js + Tailwind + TypeScript)
- Supabase 테이블 설계 + 연결
- 메인 페이지 — 제품 카드 리스트 렌더링
- 반응형 모바일 레이아웃
여기까지 약 2시간. 내가 직접 쓴 코드는 없다. 대신 매번 결과를 확인하고, "이미지 비율 4:3으로", "카드 간격 더 좁게", "폰트 사이즈 줄여" 같은 디자인 피드백을 계속 줬다.
오후: 어드민 + 배포
메인 페이지가 나오니까 어드민이 필요해졌다.
"어드민 페이지 만들어줘. 상품 추가/수정/삭제, 이미지 업로드, 순서 드래그 정렬."
어드민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. 이미지 업로드 → Supabase Storage 연동, 드래그 정렬 → sort_order 관리, 삭제 확인 모달 등등.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하나씩 붙여나갔다.
그래도 저녁 전에 끝났다.
마지막은 배포:
- Vercel에 프로젝트 연결
- 도메인 구매 후 DNS 설정
- 환경변수 세팅
vercel deploy 한 번에 끝. 저녁에 실제 URL을 열어보고 모바일에서 확인했을 때, "진짜 하루 만에 됐네"라는 생각이 들었다.
이후: 살을 붙이는 시간
하루 만에 "동작하는 서비스"는 완성됐지만, 그 뒤로도 계속 손을 댔다.
- 클릭 추적 (어떤 상품이 많이 눌리는지)
- OG 이미지 자동 생성
- 상품 등록 UX 개선
- SEO 메타태그
이 과정도 전부 Claude Code와의 대화로 진행했다. "이거 추가해줘" → 결과 확인 → "이 부분 수정" 반복.
초안은 하루지만, 지금까지도 계속 깎고 붙이고 있다. 다만 핵심은 — 첫날부터 이미 사용 가능한 상태였다는 것.
이게 가능한 이유
솔직히 말하면, AI 코딩 도구를 쓴다고 아무나 하루 만에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. 내가 빨리 할 수 있었던 이유는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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뭘 만들지 명확하게 아는 것. 기존 서비스를 써봤기 때문에 "이건 필요하고 이건 필요 없다"가 머릿속에 있었다. AI에게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으면 결과물의 품질이 달라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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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과물을 판단할 수 있는 것. 코드를 직접 안 짜도, 나온 결과가 맞는지 틀린지는 알아야 한다. UI가 깨졌는지, API 구조가 이상한지, 이건 다년간 프론트엔드를 해온 감으로 바로 잡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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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택에 대한 기본 이해. Next.js + Supabase + Vercel 조합은 이전 프로젝트들에서 반복해서 써왔다. 새로운 스택을 처음 배우면서 동시에 서비스를 만드는 건 하루로는 안 된다.
결국 AI가 코드를 써주는 건 맞지만, "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고, 나온 결과를 판단하고, 방향을 수정하는 것"은 전부 사람 몫이다.
월 구독 vs 직접 만들기
지금 이 서비스의 운영 비용:
- Vercel: 무료 (Hobby)
- Supabase: 무료 (Free tier)
- 도메인: 연 2만원
기존 서비스 구독료가 월 1~2만원이었으니, 2개월 만에 본전을 뽑은 셈이다. 그리고 이제 UI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, 기능도 원하는 대로 추가할 수 있다.
물론 "시간 비용"이 있다. 하루를 투자했으니까. 근데 그 하루가 즐거웠고, 결과물도 내 마음에 드니까 — 나한테는 맞는 선택이었다.
이 방식이 반복 가능한가
가능하다. 실제로 이 뒤로도 비슷한 패턴으로 서비스를 여럿 만들었다.
- "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" → Claude Code에 설명 → 하루 안에 MVP → 이후 고도화
모든 게 성공한 건 아니다. 만들어놓고 안 쓰게 된 것도 있고, 생각보다 수요가 없어서 접은 것도 있다. 하지만 시도 비용이 낮으니까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.
예전에는 "이거 만들까 말까" 고민하는 데 며칠을 쓰고, 결국 안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. 지금은 고민 대신 일단 만들어본다. 안 되면 접으면 되니까.
정리
- AI 코딩 도구는 "코드를 대신 써주는 것"이지, "서비스를 대신 만들어주는 것"이 아니다
- 뭘 만들지 아는 사람이 AI를 쓰면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
- 하루 만에 MVP를 만들 수 있다는 건, 시도 비용이 거의 0이라는 뜻이다
- 시도 비용이 0이면, 더 많이 시도하게 되고, 그중 일부는 실제로 쓸모 있는 서비스가 된다